Kubernetes 클러스터에서 Pod를 만들고 관리하다 보면, 의외로 눈에 띄는 존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pause
라는 이름의 컨테이너입니다. 이 컨테이너는 어떤 앱도 실행하지 않고, 로그도 거의 없으며, 심지어 리소스도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Kubernetes에서는 필수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바로 Pod의 네트워크와 네임스페이스를 담당하는 PAUSE 컨테이너입니다.
PAUSE 컨테이너란?
PAUSE 컨테이너는 Kubernetes에서 Pod가 생성될 때 자동으로 함께 생성되는 컨테이너입 니다. 사용자가 명시적으로 정의하지 않아도 항상 Pod의 구성 요소로 포함됩니다. 단일 컨테이너로 구성된 Pod라도 백그라운드에는 반드시 PAUSE 컨테이너가 존재합니다.
이 컨테이너의 주요 기능은 단 하나입니다.
Pod 내 컨테이너들이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 및 IPC 네임스페이스를 생성하고 유지하는 것
PAUSE 컨테이너는 pause
라는 이름의 아주 가벼운 이미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실제로는 아무런 동작도 하지 않고 무한 루프를 돌면서 대기만 합니다. 다만 종료 시에는 SIGINT
, SIGTERM
시그널을 수신하여 깔끔하게 종료됩니다.
왜 PAUSE 컨테이너가 필요한가?
Kubernetes에서 Pod는 컨테이너들의 논리적 묶음입니다. 이 컨테이너들은 다음과 같은 리소스를 공유합니다:
- 네트워크 네임스페이스 (Network namespace)
- IPC 네임스페이스 (Inter-Process Communication)
- Volume
이 네임스페이스들을 생성하고 유지하는 주체가 필요합니다. 바로 이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PAUSE 컨테이너입니다. 만약 Pod 내 컨테이너가 모두 종료된다면 네임스페이스도 함께 소멸될 수 있지만, PAUSE 컨테이너가 살아있기 때문에 공유 네임스페이스가 유지됩니다.
즉, PAUSE 컨테이너는 "네임스페이스의 anchor" 역할을 수행합니다.
네트워크 구조와 PAUSE 컨테이너
Pod가 생성될 때, 다음과 같은 절차로 네트워크 인터페이스가 구성됩니다:
- Node(노드)에는 가상의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veth
쌍이 생성됩니다. - 이 중 하나는 Node 내부에, 다른 하나는 PAUSE 컨테이너의
eth0
인터페이스에 연결됩니다. - 해당 인터페이스는 Pod에 대한 고유 IP 주소를 가지며, 이는 PAUSE 컨테이너에 할당됩니다.
- 이후 Pod 내 다른 컨테이너들은
--net=container:<pause>
방식으로 네트워크 네임스페이스를 공유하게 됩니다.
이 구조 덕분에 하나의 Pod 내부에서는 모든 컨테이너가 같은 IP, 같은 포트 공간을 공유할 수 있게 됩니다.
운영상 의미
PAUSE 컨테이너는 직접적으로 어떤 비즈니스 로직을 수행하지 않기 때문에 존재 이유를 간과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Pod 생명주기와 동기화
→ Pod가 살아있는 동안 PAUSE 컨테이너가 존재해야만 네임스페이스가 유지됩니다. -
네트워크 안정성 확보
→ 네트워크 인터페이스가 컨테이너 재시작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고정 포인트 역할을 합니다. -
애플리케이션 컨테이너의 유연성 보장
→ 실제 애플리케이션 컨테이너를 재시작하거나 교체하더라도 네트워크 구조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결론
Kubernetes의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컨테이너의 실행만이 아니라 그 기반이 되는 네임스페이스, 네트워크 모델, Pod 내부 동작 방식까지 깊이 있게 알아야 합니다. PAUSE 컨테이너는 이러한 내부 메커니즘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주는 핵심 구성요소입니다.
다음에 kubectl describe pod
명령어를 통해 pause 컨테이너를 보게 된다면, 단순한 "유휴" 컨테이너가 아니라, Kubernetes 네트워크의 든든한 기둥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 주세요.
📌 참고 링크